실내 마스크 전면 해제 내용 정리
정부가 실내마스크 의무를 해제하기로 했습니다. 설 연휴가 지난 이달 30일부터 시행되는데요. 다만, 감염취약시설이나 의료기관·약국, 대중교통수단 안에서의 착용 의무는 유지됩니다.
이에 따라 설 연휴가 지난 오는 30일부터 실내에서 마스크 의무를 권고로 전환하는 1단계 조정이 시행됩니다. 학교나 음식점, 극장 등 실내 다중이용시설에서 마스크를 벗어도 됩니다.
다만, 고위험군 보호를 위해 요양병원 등 감염취약시설과 병원과 약국 등에선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가 유지됩니다. 버스나 택시, 철도, 비행기 등 대중교통수단 안에서도 마스크를 반드시 써야합니다.
반가운 소식을 접했다. 1월 30일 자로 실내 마스크 의무가 부분적으로 해제된다고 했다. 3년간 숨 쉬는 듯 쓰고 있던 마스크를 벗는다고 하니 믿기지 않았다. 직접 체험해야 실감이 날 것 같았다.
드디어 그 첫날. 평소대로 출근 전 새벽에 헬스장을 갔다. 탈의실에서 옷을 갈아입고 나가려는데 마스크를 쓰고 있음을 깨달았다. 역시 습관은 무서웠다. 살짝 고민하다가 마스크를 캐비닛에 넣고 밖으로 나갔다. 주변을 살펴보니 마스크를 벗은 사람이 절반 정도는 되었다. 마음이 놓였다.
출근해서 사무실에 들어갔다. 대다수가 마스크를 쓰고 있었고, 젊은 직원 몇몇만 민얼굴이었다. 바라보는 나와 그들 모두 왠지 모를 어색함을 느꼈다. 자리엔 앉았다. 마스크를 벗어 옆에 두었다. 열심히 일에 집중하는데 부장님의 호출이 있었다. 나도 모르게 마스크를 쓰고 부장실로 들어갔다. 부장님 역시 마스크를 쓰고 있었다. 간단한 보고를 마치고 돌아와 다시 마스크를 벗었다.
이날 내내 내 자리에서만 마스크를 벗었다. 하지만 그게 어디냐. 실내 마스크 해제 전까지 점심시간을 제외하고 평균 8~9시간을 쓰고 있었다. 야근까지 한다면 10시간 이상이었다. 초반엔 귀가 많이 아팠다. 고무줄이 계속 귀를 당기니 어쩌면 당연한 일이었다. 어느 순간 굳은살이라도 박인 듯 아무렇지 않았다.
솔직히 입 냄새도 문제였다. 아침엔 그래도 괜찮았지만, 오후가 될수록 스멀스멀 올라와 역겨웠다. 그렇다고 새로운 마스크로 바꿀 수도 없고 그저 참을 수밖에 없었다. 궁여지책으로 입 냄새 제거제를 사서 수시로 입안에 뿌렸다.
퇴근하고 지하철 역사 안으로 들어가기 전 다시 마스크를 착용했다. 대중교통을 이용할 땐 계속 써야 한다고 들었던 것 같았다. 지하철을 기다리던 중 마스크를 쓰지 않는 젊은 커플이 다가와 내 옆에 서는 것이 아닌가. 순간 당황해서 어찌할 바를 몰랐다. 본능적으로 몸이 먼저 움직여 저 멀리 이동했다.
지하철이 와서 타고 빈자리에 앉았다. 속으로 아까 보았던 커플이 몰상식하다며 구시렁댔다. 그리곤 핸드폰을 켜서 이것저것 검색하다가 실내 마스크를 착용해야 하는 구체적인 장소를 정리한 기사를 보았다. 맙소사. 대중교통수단 승하차장, 지하철역, 기차역, 공항 등 내·외부에서는 마스크 착용을 하지 않아도 되었다. 다만 대중교통을 탑승 중에는 마스크를 반드시 써야 했다.
그 말은 즉 아까 그 커플은 아직 지하철 탑승 전이니 마스크를 쓰지 않아도 되었다. 괜스레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그리고 내용을 자세히 살펴보니 많이 헷갈렸다. 대형마트나 쇼핑몰 등에서는 착용하지 않아도 되지만, 대형마트에 있는 약국에서는 써야 했다. 일반 헬스장은 괜찮지만, 병원 등 의무 시설 내 헬스장에서는 마스크가 필수였다. 더구나 관할 지자체별로 추가도 가능하다니 꼼꼼히 챙기지 않고 실내라고 벗었다간 과태료 부과 등 낭패를 볼 수 있었다.
종착지에 내려 계단을 올라가는데 마스크를 벗은 몇몇을 마주쳤다. 그래도 여전히 대다수는 마스크를 쓰고 있었다. 집에 돌아와 잠시 쉬던 중 여러 생각이 스쳐 지나갔다. 실내 마스크 해제를 하루 동안 오롯이 체험했다. 마냥 편할 줄만 알았는데, 직접 겪고 나니 꼭 그렇지만도 않았다. 여전히 적응할 시간이 필요했다.
실내마스크 해제 3일째인 1일 2만 명대의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나왔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1일 0시 기준 코로나19 확진자가 2만 420명 늘어 누적 3천19만 7천66명이 됐다고 밝혔다.
이날 신규 확진자 수는 설 연휴 줄어든 검사 건수가 반영됐던 1주일 전 지난달 25일(1만 9천527명)보다 893명 늘었고, 전날(1만 9천629명)보다도 791명 증가했다.
통상 주말 이후 월요일에 검사가 늘면서 화요일에 주중 가장 많은 확진자 수를 기록한 후 주 후반으로 갈수록 감소하는 양상을 보이는데, 이날은 전날보다 소폭 늘었다.
현재는 50인 이상이 모이는 야외 집회와 공연, 스포츠 경기 관람 시에는 마스크를 의무적으로 착용하도록 하고 있으나, 상대적으로 낮은 실외 감염 위험을 고려해 행정 절차를 거쳐 다음 주 월요일부터 해제한다고 밝혔다.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는 당분간 유지한다.
내 나름의 기준도 필요함을 느꼈다. 사람이 많이 밀집한 실내에서는 앞으로도 계속 마스크를 쓸 예정이다.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는 탑승 전에도 벗지 않고 회사에서도 회의나 행사가 있는 경우, 실내라면 같은 기준을 적용할 것이다.
실내 마스크를 부분적으로나마 해제할 정도로 상황이 많이 좋아졌지만, 여전히 코로나의 위험은 곳곳에 도사리고 있었다. 마스크를 쓴 3년 동안은 코로나 외에 감기 한 번 걸리지 않았다. 불편하더라도 마스크가 주는 긍정적인 효과도 분명히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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