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토요일 할로윈 축제를 즐기러 같이 간 일행들과 해밀턴호텔 옆 골목 바로 코앞까지 갔다가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조금 여유 있는 길을 찾아 발걸음을 돌렸었는데 그렇게 끔찍한 참사가 일어날 줄은 정말 꿈에도 몰랐다
발걸음을 돌려 술을 마시러 갔던 바에서 시끄럽게 울려대는 사이렌 소리를 들었을 때, 일행 중 한 명이 보여준 길거리에서 CPR 하는 영상을 봤을 때도 사태의 심각성을 크게 인지하지는 못했던 것 같다
많은 사람이 다쳤고 이미 사망자가 몇 명 나왔다고 들었었는데
걱정이 되기는 했지만 동시에 마음 한편으로
'아 집에는 어떻게 가야 하지'
'첫 차는 다니려나, 첫 차 다닐 때까지 뭘 해야 할까?'
하는 생각마저 들었고 심지어 그 이후에 술을 한 병 더 시켜 마셨다
100명이 넘는 사망자가 발생했다는 뉴스가 뜨고서야 사태의 심각성을 느끼게 됐고 그제야 갑자기 할로윈 며칠 전에 꾼 불길한 꿈도 생각나고 무서운 생각이 들어 첫 차가 다닐 때까지 내내 관련 뉴스와 영상들을 찾아보느라 핸드폰을 손에서 놓지 못했다
그래도 뭔가 거짓말 같고 현실감이 없다가 다음 날이 돼서야 어쩌면 나에게도 닥쳤을지 모를 끔찍한 일이 너무 슬프고 무섭게 확 다가와서 왈칵 눈물이 쏟아지면서 정신이 번쩍 들었다
동시에 또 그런 일이 있었는데도 바에서 술을 마시고 자리를 옮겨 또 마시고 심지어 축제를 마저 못 즐겨서 아쉬워하고 첫 차 걱정이나 했던 내가 너무 싫어지기도 했고
잠을 자려고 누우면 자꾸 관련 뉴스나 영상 속 장면들이 한꺼번에 머릿속에 많은 생각과 뒤엉켜서 숨을 제대로 못 쉴 것 같은 증상으로 나타났는데
다음 날 반차를 내고 아침에 조금 눈을 붙이고 일어나 출근했을 정도로 힘들었다
다행히 지금은 많이 괜찮아진 것 같다
같이 일하는 동료가 문득
"이태원 할로윈 이제 당분간 못하겠죠?"
라고 묻는데
뭔가 너무 화가나고 억울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원인이 확실한데 사과도 않고, 책임을 지지 않으려는 사람들이 참 밉기도 하고
내내 복잡한 생각과 불편한 마음에 퇴근 후 머리도 식힐 겸 운동이나 하러 갔다가 간단하게 운동 마치고 집으로 가는 길에 인사동에 마련된 합동 분향소에 들러 헌화를 하고 왔는데
분향소에서 자리를 지키며 꽃을 나누어 주시던 분의 묘하게 따뜻한 표정이 계속 잊히지가 않는다
그리고 참 뜬금없지 않으면서도 뜬금없지만,
내년 할로윈에도 이태원에 가야겠다고 다짐했다
![](https://blog.kakaocdn.net/dn/ckKQ0l/btrQgEFAWde/pL3Mhab3FC4ia0pemc6LuK/img.jpg)
나뿐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알 수 없을 정도로 인파가 많았으니 자책하지 않으려고 한다. 할로윈 잘못이 아니라 잘못한 사람들의 잘못이라는 걸 사람들이 꼭 알았으면 좋겠다.
사고 당시에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고 해서, 심각성을 못느껴서 한 행동으로 너무 자책하지 말아요.
그날 이태원에 갔던 모두가 그 상황을 직접 목격했다면 어떻게든 나서서 도와줄 사람이란걸 잘 알거라고 생각한다.
누구의탓도아니니.... 내년엔 내년의 할로윈대로 의미가있을듯 추모도할수있는 여유가생기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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