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증을 겪은 한국인들의 우울증 경험을 있는 그대로 충분히 드러내어 심층적이고 구체적인 경험의 본질을 밝히고자 하였다. 이를 통해 한국인의 우울증 경험과 회복과정에 대한 기초정보를 제공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이를 위해 우울증을 경험하고 회복한 13명의 참여자를 대상으로 심층면접을 실시하여 자료를 수집했다. 합의적 질적 분석(CQR) 방법을 사용하여 수집된 자료를 분석하였다. 분석 결과, 우울증 이전 삶, 우울증 경험, 우울증 회복과정, 우울증 회복 후라는 4개의 영역이 도출되었고 각 영역은 관계, 취 약한 환경, 심리의 3개 범주, 주관적 경험, 타인 인지 가능의 2개 범주, 회복의 도움, 회복의 걸림돌, 자발적 회복노력의 3개 범주, 회복의 결과, 조언, 경험을 통한 변화의 3개의 범주로 나누어졌다.
우울증은 산업화된 국가에서 가장 흔한 질병 중 하나 로, 2020년에는 전 세계에서 두 번째로 심신을 쇠약하 게 하는 질병이 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우울증은 슬픔, 공허감, 짜증스러운 기분과 그에 수반하는 신체 적, 인지적 증상으로 인해 개인의 기능을 현저하게 저 하시키는 부적응 증상을 의미한다. 우울증은 지각, 판단, 기억, 인지, 사고, 태도에서부터 대인관계에 이르 기까지 광범위하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연구에 따르면, 우울증 환자들은 인지적 재해석을 적게 사용하 는 경향이 있고 긍정정서보다 부정정서를 더 많이 경험 하며 자신에게 일어나는 일을 왜곡하거나 과장하여 부 정적으로 보는 경향이 많았다. 연구에 따르면 우울증 여성은 부정적인 의사소통을 더 많이 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남성의 경우에는 긍정적 의사소통 행동의 손상을 보였다. 또한, 우울한 사람들은 알코올에 의 존하는 경향이 있어 알코올 중독으로 빠질 가능성이 더 높으며, 청소년의 경우 우울과 스마트폰 중독의 상관 도 높게 나타났다. 더불어 우울증은 자살에도 많은 영향을 주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에 따르면 모든 연령층에서 우울증 경험 여성이 경험하지 않은 남 성에 비해 자살 생각을 월등히 높게 갖는 것으로 나타 났고, 보건복지부 자료에 의하면 자살시도자의 추정 진단으로 우울증이 55.6%를 차지한다고 밝혀졌다. 이처럼 우울증은 많은 부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으며, 우울증 환자는 계속 증가하고 있는 추세이다. WHO에 따르면, 지난 1990년부터 2013년까지 우울증과 불안장 애로 고생하는 사람들이 4억1천600만 명에서 6억1천 500만 명으로 늘어, 세계 인구의 거의 10%에 해당하는 사람들이 고통 받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건강보 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우울증으로 진료 받은 환자는 2009년 약 55만6000명에서 2013년 약 66만5000명으로 5 년간 10만 명 이상 증가했다. 진료비는 2009년 1788억 원에서 지난해 2094억 원으로 17.1% 증가했다. 이러한 우울증 환자의 증가세와는 대조적으로 실제로 치료를 받는 비율은 매우 낮아서, Kessler 등(2003)이 수행한 NCS-R(National Comorbidity Survey-Replication) 의 결과에 따르면 12개월 주요우울장애 유병률군의 57.3%만이 어떤 유형의 치료를 받았다고 응답했다. 한국의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자료에서도 2011년을 기 준으로 우울증 환자 중 약 39%만이 병원치료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우울증 환자 중에서 80% 이상이 치료의 범주에서 제외되고 있는 것으로 추 산되고 있다. 따라서 우울증 유병률에 비해 매 우 적은 사람들만이 치료를 통한 회복 노력을 하고 있 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우울증의 유병률은 국가 간에 매우 다른 것으로 나타 났는데, 이 미국과 한국 등을 포함하는 10개국을 비 교한 연구에서, 타이완의 평생유병률은 성인 100명당 1.5명으로 가장 낮았고, 베이루트는 성인 100명당 19명 으로 가장 높았으며, 한국은 2.9명이었다. 일년유병률에 있어서도 타이완은 100명당 0.8명으로 가장 낮았고, 뉴 질랜드는 5.8명으로 최고를 기록했으며, 한국은 2.3명 이었다. 2011년도 한국 통계청 자료에서는, 프랑스의 우 울증 평생유병률은 21.4%로 가장 높았고, 나이지리아 는 3.3%로 가장 낮았으며, 한국은 2011년 기준 6.7%였다. 이러한 유병률에 있어서의 상당한 편차는 문화적 차 이 또는 서로 다른 위험 요인이 우울증의 발현에 영향 을 끼치고 있을 가능성을 암시한다. 각 국가에 대한 개인주의-집단주의적 문화를 평가한 연구들에 서 한국을 포함하는 아시아 국가들은 집단주의 문화이 고 미국, 캐나다, 호주 그리고 서북유럽 국가들은 개인 주의 문화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에 비추어 서구문화와 아시아 문화의 우울증 양상에 있어서 두 문 화 간에 서로 다른 발현을 보일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실제로 많은 연구들은 심리적 손상이 주로 지역의 사 회문화적 환경요인에 의해 영향을 받아서 표현되고 있 음을 보여주었다. 예를 들어, CES-D(The Center for Epidemiologic Studies-Depression scale)의 문항에 대한 반응 패턴을 비교한 연구들에서, 일본의 중학생들과 성인 노동자들은 미국인들보다 긍정정서 중심(POS) 문항의 측정 에서 긍정정서의 표현을 억제하는 경향을 가졌다. 영국 계 미국인과 북미 원주민과 아르헨티나인과 일본인의 반응패턴을 비교한 연구[27]에서도 아르헨티나인들은 다른 나라들보다 우울증상을 더 적게 보였고, 일본인들 은 “낮은 긍정정서”에 있어서 두드러지게 점수가 높았 다. 또한 우울한 정동과 관련하여 중국인, 필리핀인, 베트남인이 서구 국가에 비해서 신체화를 더 많이 보였다. Lehti 등의 2009년 질적 연구에서도, 우울 증 환자의 증상 발현은 문화적 배경(문화적 개념과 갈 등)에 의해 영향을 받았고, 어떤 나라에서는 질환으로 서의 우울증이 없었으며, 어떤 사회에서는 우울하다는 것은 미친 것과 같아서 단지 우울증을 언급하는 것만으 로도 모욕적인 것으로 간주되었다.
이상과 같이 우울증은 유병률과 그 양상에 있어서 문 화에 따른 차이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으나, 한 국인의 우울증이 어떻게 경험되고 있는지에 대한 상세 한 탐색은 많이 이루어지고 있지 않다. 지금까지 우울 증과 관련된 이전의 질적연구를 살펴보면, 우울증 경 험, 회복과정, 치료과정에 대한 연구가 주를 이루고 있 다. 먼저 우울증 경험에 대한 연구로는 산후 우울 경험, 신경정신과에 입원중인 우울증 환자들의 경험, 중년기 여성의 우울 경험, 여성 독거노인 의 우울증 경험, 저소득 여성노인의 우울 경험 에 관한 연구가 있다. 회복과정에 대한 연구로는 대학 생들의 우울극복 과정연구와 성경적 상담을 통한 기독 중년 여성들의 회복과정 연구, 남성우울 극복 과정 연구, 저소득층 여성들의 회복과정 연구가 있다. 마지막으로 치료경험에 대한 연구로는 청소년들 의 치료경험에 대한 연구와 중년 기독여성의 상담 경험의 연구가 있다. 이러한 연구들은 우울증 경험 과 회복과정, 치료경험에 대한 대상자들의 진솔한 언어 를 통해 그들의 주관적인 경험을 좀 더 실체적으로 살 펴보았다는 점에서 많은 의의가 있으나 우울증 환자들 의 성장기부터 회복 후까지의 총체적이고 심층적인 탐 색을 이루지는 못했다. 현대사회에서 우울증이 증가하는 추세를 고려할 때, 우울증의 치료도 중요하지만 우울증 발생 이전의 예방 과 우울증 회복 이후의 재발 방지에 대한 관리의 중요 성이 점점 증가한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중요성에 반 해서 선행하는 우울증의 질적연구는 우울증 발생 이후 의 경험에 대한 탐색에만 한정되어 있다. 이런 이유로 한국인의 심리, 사회, 환경적 요인에 따른 우울증의 원 인, 진행 경로, 회복 과정에 이르는 전 생애적인 탐색과 분석이 필요할 것이다. 그것을 통해 우울증의 예방과 우울증 재발방지 노력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을 것 으로 사료되며 실제 상담현장에서 우울증을 겪는 대상 자들이 좀 더 실질적인 도움을 받을 수 있는 환경조성 을 위한 기초자료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본 연구는 우울증을 경험한 한국인 남녀를 직접 만나 심층 면접을 실시하여 그들의 경험을 깊이 있게 파악해보고 자 한다. 이러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민감하고 정서적으로 깊이 있는 주제와 관련된 연구 대상자의 복 잡한 세계를 전체적인 관점에서 알리고 역동적인 실체 를 파악할 수 있는 질적 연구방법이 적절할 것이다.
본 연구의 문제는 다음과 같다.
첫 째, 우울증을 경험한 참여자들의 우울 이전의 삶 은 어떠한가?
둘 째, 우울증을 경험한 참여자들의 우울경험은 어떠 한가?
셋 째, 우울증을 경험한 참여자들의 회복경험은 어떠 한가?
연구결과는 우울증 이전의 삶, 우울증 경험, 우울증 회복과정, 우울증 회복 후로 각 영역을 나누어 기술하 였고, 각 영역마다 세부범주로 나누어서 내용을 서술하 여 나타냈으며, 그에 따른 응답빈도와 함께 [표 3-표 6] 으로 제시하였다.
1. 우울증 이전의 삶
우울증 이전의 삶은 교차분석 결과 크게 관계, 취약 한 환경, 심리로 구분되어 나타났다. 이들 영역에 대한 연구 참여자들이 응답한 내용은 [표 3]에 정리되어 있다.
표 3. 우울증 이전의 삶 영역 범주 내용 응답빈도 우 울 증 이 전 의 삶 관계 마음을 터놓을 대상의 부재 친구들의 외면 냉정하고 어려운 엄마 좁고 깊은 인간관계 다정하고 편한 아빠 엄마의 감정폭발과 폭력 전형적(9) 변동적(6) 변동적(5) 변동적(5) 변동적(4) 변동적(4) 취약한 환경 예상치 못한 가족의 죽음 부모의 반복되는 싸움 힘든 학교 생활 경제적 어려움 과도한 책무로 지친 삶 가족의 해체 변동적(5) 변동적(5) 변동적(5) 변동적(4) 변동적(4) 변동적(3) 심리 비교로 인한 열등감 타인의 시선을 무서워하는 나 과도한 인내와 순응 변동적(5) 변동적(4) 변동적(4)
1) 관계
관계는 우울증을 겪기 이전에 참여자가 다른 대상들 과의 관계적 삶에서 경험한 것들을 의미한다. 관계는 모두 6가지로 분류되었는데, 마음을 터놓을 대상의 부 재(9), 친구들의 외면(6), 냉정하고 어려운 엄마(5), 좁 고 깊은 인간관계(5), 다정하고 편한 아빠(4), 엄마의 감 정 폭발과 폭력(4)으로 나타났다.
① 마음을 터놓을 대상의 부재 참여자의 어려움과 고통을 들어주고 나눠줄 수 있는 사람이 없었던 것을 의미한다. “그래도 혹시 모르니까 자료를 다 모아놨고, 그때마 다 화는 나고 근데 그거를 어디 말할 데가 없으니까 참 고, 원장이든 엄마 아빠든 이런 일이 있었다, 이걸 지금 처리 중이다, 이렇게 말을 못하고 억눌렀어요” 참여자 4
② 친구들의 외면 주변의 친구들이 참여자를 따돌리거나 괴롭혔던 경 험을 의미한다. “다른 사람이 방 하나 살 때, 그때 단독 주택 방 한칸에서 신혼을 시작할 때, 나는 그냥 아파트에서 시작 을 했었거든요. 그거가 계기가 되어서 그런지 몰라도 사람들이 다 등을 돌리드라구요. 그렇게 결혼 안한 사 람들이 많았어요, 내 친구가. 그런데 다 끼리끼리 뭉치 고 나를 딱 배제를 하는 거예요.” 참여자 6
③ 냉정하고 어려운 엄마 엄마가 따뜻하거나 편안하지 못했던 경험을 의미한다. “그러고 집에 들어가면은 엄마가 그때 집에 계셨거든 요, 항상 전업주부셨고 그래서 근데 엄마 다녀왔어 소 리를 먼저 하기보다는 엄마 표정을 먼저 살피러가고 그 래서 엄마 표정을 보고 엄마 표정이 괜찮으면 엄마 다 녀왔어요. 항상 눈치를 많이 봤는데 그 눈치를 엄마 기 분이 좋은가 안 좋은가 먼저 확인을 하고 인사를 하고 그랬던 것 같아요.” 참여자 4
④ 좁고 깊은 인간관계 적의 수의 사람을 사귀어 깊고 오랫동안 관계를 유지 했던 경험을 의미한다. “초등학교를 세 학교를 다니고, 중학교를 세 학교를 다니고 고등학교를 두 학교를 다니니까요. 그렇게 많이 다녔고. 그러면서도 이제 저는 넓게 사귀기보다는 좁고 깊게. 그래서 아직도 초등학교 저학년 때 친구들과 연 락하는 친구들 뜨문뜨문 연락을 해도. "나다" 이제 부산 에 친구가 "나다, 간다" 참여자 1
⑤ 다정하고 편한 아빠 엄마에 비해서 아빠에게 의지하고 아빠가 편하고 좋 았던 경험을 의미한다. “아빠가 사실 굉장히 정신적인 지주이며 저에게 애정 을 주는 존재이죠. 저희 아빠는 굉장히 그러셨거든요. 엄마는 조금 미성숙한 경향이 있었구요. 아빠는 굉장히 든든한 분 이었어요” 참여자 2
⑥ 엄마의 감정폭발과 폭력 엄마의 이유 없거나 과한 감정의 폭발과 폭력을 경험 한 것을 의미한다. “4-5살 됐겠죠. 저는 기억이 안 나요 갑자기 따귀를 딱 맞던 기억이 있어요. 따귀를 딱 맞았어요. 그 후에 엄마가 ‘눈치 보지 말랬잖아’라고 소리를 질렀어요. 그래서 엄마를 쳐다볼 수 없고 울 수도 없고 가만히 있었 어요. 그때 엄마는 뭐하느라 왔다갔다 나 때리고 나서 왔다갔다 뭐하고 있었는데 계속 등 뒤로 엄마 눈치를 엄청 보고 있었죠.” 참여자4
2) 취약한 환경
취약한 환경은 참여자가 전반적 생활에서 겪었던 환 경적 취약함을 의미한다. 취약한 환경은 모두 6가지로 분류되었는데 예상치 못한 가족의 죽음(5), 힘든 학교 생활(5), 부모의 반복되는 싸움(5), 경제적 어려움(4), 과도한 책무로 지친 삶(4), 가족의 해체(3)로 나타났다. 각각의 내용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① 예상치 못한 가족의 죽음 참여자의 가족 구성원이 사고 또는 병으로 인해 예상 치 못하게 이른 죽음을 경험한 것을 의미한다. "저희 아버님이 마흔 여섯, 제가 스무 살 때. 좀 일찍 돌아가셨어요. 저희 형이 서른넷에 돌아가시고, 남동생 이 스물한 살에 교통사고로 죽었고 지금 있는 거라고는 여동생 하나에요." 참여자 10
② 부모의 반복되는 싸움 참여자의 부모가 소원하거나 싸우거나 갈등을 반복 해서 보였던 것을 의미한다. "부모님이 맞바람을 피셨는데, 그때 든 생각이 이렇 게 부부의 연을 맺은 사람들도 저렇게 갈등이 생기고 어떤 서로의 믿음이 부서지는데, 그런걸 보면서 저도 다른 사람에 대한 어떤 믿음이라던가 좀 깊은 관계 그 런 거에서 별로 (안)집착한다던가 아니면 회의를 느낄 때도 있고." 참여자 8
③ 힘든 학교생활 학교생활이 힘들거나 적응에 어려움을 겪었던 것을 의미한다. “고등학생 애들 잡잖아요. 대학교 보낸다고. 늦게까 지 공부시키고. 굉장히 스파르타식으로 했잖아요. 그 건 제 성향하고 안 맞는거죠. 저는 그냥 알아서 공부하 라고 내비 두고 방과 후에 알아서 집에 가서 공부를 하 던가. 놀 거 다 놀려주고. 알아서 공부를 해야만 제가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대로 공부를 해서 성적을 올릴 수 있는 아이인데.” 참여자 2
④ 경제적 어려움 경제적인 상황이 나빠져서 겪는 어려움을 의미한다. “회사 다니면서 돈을 꽤 많이 모았거든요. 그래가지 고 그만두고 나서 그걸로 주식투자 같은 걸 좀 해서 돈 들어오는 데가 없으니까 그런 걸로 돈을 벌려고 했는 데.. 오히려 손해를 많이 본거죠. 그러고 나니까 되게 힘 들더라구요.” 참여자12
⑤ 과도한 책무로 지친 삶 자신이 짊어져야 하는 책임과 삶의 무게가 버겁다고 느껴져 지쳤던 경험을 의미한다. “2009년 2010년 그쯤으로 계속 일을 했어요. 일 자체 를 쉬는 게 없었어요 ······, 빚이 많아지면서 집을 팔고 그 건물 지하로 들어가서 살고 있었기 때문에 정말 24 시간 정말 일하는 상황이었죠. 쉬고 있어도 불려 나가 야되고 하니까 그런 상황 ······, 주변 영업장에서도 그 렇고 계속 공격을 받았고 ······, 그런 상황이었어요. 근 데 그걸 내가 혼자 막아야만 되다 보니까 힘들었고” 참 여자 4
⑥ 가족의 해체 부모나 참여자 자신이 이혼을 해서 가족 구성원들이 흩어지게 된 경우를 의미한다. “나한테 이혼해달라고 하는 거 내가 안 해줬어. 법정 까지 갔다가 내가 다시 오고. 서류 받아가지고 자기 달 라는 거 내가 서류를 찢어 버렸어. 근데 같이 신고해야 하거든. 혼자 신고해도 안돼요. 그렇기 때문에 내가 세 번을 그 짓거리를 했어요 ······, 동생이 나를 구슬려서 이혼을 시켰죠······, 그 후 3달 후에 딸들도 나갔어요...” 참여자12
3) 심리
심리는 주변 사람들 또는 상황에 대한 해석과 생각으 로 초래되는 심리적 경향성을 의미한다. 심리는 모두 3 가지로 분류되었는데, 비교로 인한 열등감(5), 타인의 시선을 무서워하는 나(4), 과도한 인내와 순응(4)으로 나타났다. 각각의 내용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① 비교로 인한 열등감 다른 사람들의 삶과 자신의 처지를 비교함으로써 초 래된 열등감을 의미한다. “다른 애들은 다 누리는 거를 나는 혼자 못 누리는구 나하고······, 제가 카톡에 동기애들이 잘 지낸다거나 대학생활을 잘 한다거나. 제가 카페알바나 여럿이서 하 는 걸 하고 싶은데. 그럴 때마다 불안 때문에 좌절 되거 나 할 때. 그냥 난 아무것도 못하는구나. 약간 그런 식 으로...” 참여자5
② 타인의 시선을 무서워하는 나 다른 사람들이 자신을 이상하게 볼 것으로 생각하여 과도하게 신경 쓰는 것을 의미한다. “나를 되게 패배자로 볼 것 같다. 패배자로 보겠지.. 저한테는 그게 다였던 것 같아요. 아빠가 어떻게 볼까? 대학교를 안가면 아빠가 어떻게 볼까? 엄마가 어떻게 볼까? 친구들이 어떻게 볼까? 아.. 진짜 살기 싫다. 그랬 던 것 같아요” 참여자5
③ 과도한 인내와 순응 어려운 상황이나 환경을 계속해서 견디며 과도하게 순응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 사건이 그냥 대부분의 내가 계속 견뎌야했던 삶 을 보여주는 것 같아요. 그 산모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 들도 나를 좀 누르려는 상황들이 많이 있었고 내가 눌 리지 않으면 우리 이 사업에 문제가 생긴다, 내가 참지 않으면 영향을 미친다. 내가 견뎌내지 않으면 계속 손 해를 본다 ······ 그니까 내가 다 해야 하는 거예요” 참 여자4
2. 우울증 경험
우울증 경험은 교차분석 결과 주관적 경험과 타인 인 지 가능으로 구분되어 나타났다. 이들 영역에 대한 연 구 참여자들이 응답한 내용은 [표 4]에 정리되어있다.
표 4. 우울증 경험 영역 범주 내용 응답 빈도 우 울 증 경 험 주 관 적 경 험 끊을 수 없는 생각 불쑥불쑥 올라오는 자살충동 무의미해진 삶 좁아진 세상에 갇힌 느낌 희노애락의 감정을 느끼지 못함 전형적(9) 전형적(7) 변동적(6) 변동적(3) 변동적(3) 타 인 인 지 가 능 점점 땅속으로 가라앉음 감정조절의 어려움 우울로 고통 받는 신체 사람에게서 도망침 나와 주변을 돌보지 못함 우울의 고통을 잊기 위한 몸부림 일반적(12) 전형적(10) 전형적(9) 전형적(9) 전형적(7) 변동적(6)
1) 주관적 경험
우울증의 주관적 경험은 참여자들이 직접 말해주지 않으면 주변인이 인지할 수 없는 참여자의 심리 내부적 경험을 의미한다. 주관적 경험은 모두 5개로 분류되었 는데, 끊을 수 없는 생각(9), 불쑥불쑥 올라오는 자살충 동(7), 무의미해진 삶(6), 좁아진 세상에 갇힌 느낌(3), 희노애락에 대한 무감정(3)으로 나타났다.
① 끊어낼 수 없는 생각 의도하지 않은 후회, 자책, 비교 등의 생각이 반복적 으로 떠오르는 것을 의미한다. “계속 그 생각이 정말 고장 난 라디오가 돌아가듯이 계속 그 생각이 도는 거예요. 하루 종일 그 생각만 하는 거예요. 그 생각만 하다가 이러면 안 되겠다 싶어서 샤 워라도 하자 하다가 그 다음에 또 우울하다가 텔레비전 보면은 멍청하게 보고 있으면 또 그 생각이 드는 거예 요. 그래서 그게 제일 괴롭죠." 참여자13
② 불쑥불쑥 올라오는 자살충동 자살에 대한 충동이 반복적으로 생기는 것을 의미한다. “자살생각은 하죠. 생각 많이 하죠. 근데 이제 그걸 실행에 옮기느냐 안하느냐의 차이지 생각은 하죠. 굉장 히 많이 하죠. 조그만 힘든 일이 생겨도 확 끝내버리고 싶다. 굉장히 많이 들죠. 저도 좀 많이 하곤 했는데... ” 참여자7
③ 무의미해진 삶 삶의 어느 것에서도 의미를 찾지 못하고, 꿈과 희망 혹은 자신의 가치를 잃어버린 것을 의미한다. “저는 일단 오래 살 생각이 없어서 더 이상 인생의 의 미를 찾지 못하면, 그때는 자살을 할 생각으로 살고 있 기 때문에 언젠가는 하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하고 있 어요.” 참여자 8
④ 좁아진 세상에 갇힌 기분 할 수 있는 것이 없고, 시야 또는 생각이 좁아져 혼자 만의 세상에 갇힌 듯한 느낌을 받는 것을 의미한다. “우울증도 그런 가장 힘들어요. 방에 갇힌 느낌 있죠? 출구가 없는 방이죠. 거기에 갇힌 느낌이 가장 힘들어 요. 출구가 없는 방에 갇혀있다고 한번 생각해보세요. 나갈 길이 없는 거예요. 그거를 갖다가 벗어나려고 굉 장히 그때 되면 움직이려고 굉장히 애를 쓰고 그러죠.” 참여자6
⑤ 희노애락의 감정을 느끼지 못함 희노애락을 느껴야 할 때도 감정을 느끼지 못하는 것을 의미한다. "사는 게 사는 거고. 그래서 건조하게 살거든요. 그래 서 슬픔 기쁨 희노애락을 좀 더 강렬하게 느낄 수 있어 야 되요. 왜냐면은 제가 너무 우울해지니까. 그런 감정 이 무뎌졌거든요. 저는 그래서 요즘 좀 나아졌다고 느 끼는 것 중에 하나가 예전에는 멜로 영화나 그런걸 보 면은 눈물이 하나도 안 나고 공감이 전혀 안되었거든 요. 그런데 요즘은 눈물도 흘리고 그래요." 참여자 3
2) 타인
인지 가능 우울증의 타인 인지 가능 경험은 밖으로 드러나서 주 변인이 인지하고 관찰할 수 있는 경험을 의미한다. 타 인 인지 가능은 모두 6개로 분류되었는데, 점점 땅속으 로 가라앉음(12), 감정조절의 어려움(10), 우울로 고통 받는 신체(9), 사람에게서 도망침(9), 나와 주변을 돌보 지 못함(7), 우울의 고통을 잊기 위한 몸부림(6)
① 점점 땅속으로 가라앉음 활력이 없고, 의욕이 상실되며 몸과 마음이 가라앉음 을 의미한다. “실제로 거리를 일이 있어서 혼자 걸어도 그 기분이 보통 사람들이 이 정도라면 나는 이 밑에 가라앉아 가 지고 다니고 있는 거니까 겉으로 보이진 않아도 그니까 마음에 고통고통 나 괴로워서 힘들어 그러고 가라앉아 있고” 참여자 4
② 감정조절의 어려움 갑자기 화가 났다 우울했다 하는 감정의 변화를 통제 할 수 없는 것을 의미한다. “갑자기 과격해져요. 저도 모르게, 말싸움 하자고 하 는데, 그걸 참아야 하는데 참자참자 하는데 아 참으면 죽을 것 같고, 또 말이 이렇게 내 일이 아닌데, 꼭 내 말 하는 것 같고, 그럴 때는 저도 모르게 한 소리 나가고 그러다보면 상대편이 가만히 안 있죠” 참여자10
③ 우울로 고통 받는 신체 의학적으로는 원인이 없는 우울로 인한 신체적 고통 을 의미한다. “진짜 이상한게요, 제가 오른쪽 다리가 이상하다고 느꼈었어요. 걸을 때 좀 내가 원하는 대로 안 움직이는 느낌? 그런 게 있었어요 ······, 병원에 입원해 봤는데, 아무 문제가 안 나와서, 그래서 왜, 왜 그럴까? 난 진짜 불편한데 그래서 이상했던 그런 게 있었어요” 참여자5
④ 사람에게서 도망침 사람 만나는 것을 피하거나, 만남의 시도를 하지 않 고 대인관계를 멀리하는 것을 의미한다. “누구를 만나고 싶지가 않죠. 집에만 있고 싶고. 누워 있고 싶고. 그런 생활이 ... 밖에를 잘 안나가게 되요. 밖 에를 잘 안나가게 되고 자꾸 이제 폐쇄적인 생활을 많 이하죠.” 참여자 7
⑤ 나와 주변을 돌보지 못함 스스로 씻고, 먹고, 자는 등과 관련되는 기본적인 일 상생활 수행의 어려움은 물론, 주변사람이나 환경에 신 경 쓰기가 어려워지는 것을 의미한다. “하... 애가 울든 말든 내팽겨치는거에요. 정말 힘든거 에요. 밥도 하기 싫으니까. (애기가) 우는소리도 안들리 고. 짜증나고. 나 몰라라 진짜” 참여자1.
⑥ 우울의 고통을 잊기 위한 몸부림 우울증이 너무 힘들어서 그 고통을 잊기 위해 자해를 하거나 과한 운동, 담배, 게임, 술 등 온갖 중독에 빠지 는 것을 의미한다. “감정이 되게 예민한 상태일 때가 있는데, 그럴 때 외 부에서 건드린다던가 아니면 꼭 그러지 않아도 혼자 어 떤 이유를 만들어서라도, 나는 지금 이 답답하고 짜증 나고 엄청 격양된 감정을 풀어야겠는데, 그 마땅히 풀 걸 찾지 못했을 때 그럴 때 보통 칼을 들게 되죠. 그러면은 이게 피가 나고 상처가 나고 고통을 느끼면서 그 래도 내가 아직 살아있다는 생각을 할 때도 있고, 일단 고통이 나니까 아프니까 살짝 감정이 누그러지는 경향 도 있고 그리고 피가 나니까 그걸 보면서 보고 있으면 그냥 조금 그렇게 하면 약간 진정이 되요.” 참여자8
3. 우울증 회복과정
우울증 회복과정은 교차분석 결과 크게 회복의 도움, 회복의 걸림돌, 자발적 회복노력으로 구분되어 나타났 다. 이들 영역에 대한 연구 참여자들이 응답한 내용은 [표 5]에 정리되어 있다.
표 5. 우울증 회복과정 영역 범주 내용 응답빈도 우 울 증 회 복 과 정 회 복 의 도 움 주변인이 데리고 간 치료기관 방문 우울증 진단 시 긍정적 심경과 위로감 경험 우울증 약의 복용 주변사람의 진정한 관심과 격 려 전형적(9) 전형적(8) 전형적(8) 전형적(7) 회 복 의 걸 림 돌 자신에 대한 부정적 생각 사회적지지의 결여 변동적(4) 변동적(4) 자 발 적 회 복 노 력 건강한 활동을 통한 대처 자발적 치료기관 방문을 통한 대처 타인과의 대화를 통한 대처 도피적 행동을 통한 대처 자조카페 활동을 통한 대처 심리책 독서 및 제안방법 실천 을 통한 대처 혼자서 견딤을 통한 대처 전형적(8) 전형적(7) 변동적(6) 변동적(6) 변동적(5) 변동적(4) 변동적(2)
1) 회복의 도움
참여자가 우울증을 경험하고 회복하는 과정에서 도 움이 되었던 것을 의미한다. 회복의 도움은 모두 4가지 로 분류되었는데 주변인이 데리고 간 치료기관 방문(9), 우울증 진단 시 긍정적 심경과 위로감 경험(8), 우울증 약의 복용(8), 주변사람의 진정한 관심과 격려(7)로 나 타났다. 참여자들은 가족이나 친구가 치료기관에 가도 록 권유하거나 데리고 갔을 때 회복에 도움을 받았다. 참여자들은 우울증을 진단받을 당시 회복에 대한 희망 이나 고통에 대한 정당화로 인한 위로감 등의 긍정적 감정을 느꼈던 것으로 보였고, 상투적인 위로나 질책은 회복에 방해가 되는 것으로 진술했다.
① 주변인이 데리고 간 치료기관 방문 가족이나 친구가 상담기관이나 병원을 가도록 권유 하고 같이 간 것을 의미한다. “제가 내 동생이 병원을 알아봐 준거야. 1년을 병원 생활을 했어요.…….제 동생이 먼저 서울 대학병원 가 서 이런 일이 이렇다하고 먼저 의사 선생님 만났어요. 그러고 나서 당장 데리고 와라. 그래서 가게 된 거예 요.” 참여자10
② 우울증 진단 시 긍정적 심경과 위로감 경험 우울증 진단을 받았을 때 나아질 수 있다는 치료에 대한 희망 또는 자신의 어려움과 고통을 확인 받는다는 위로감 및 진단에 대한 긍정적인 감정을 의미한다. “너무 힘들었기 때문에 그거에만 초점이 맞춰져있어 서, 진단을 받고 나는 이제 살았다. 내가 여기서 벗어날 수 있구나. 이게 치료가 되는 거였구나, 나는 이 고통에 서 벗어날 수 있구나, 정말 동아줄이 내려왔구나 하면 서 너무 행복했어요. 정말 살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참여자2
③ 우울증 약의 복용 병원에서 우울증 약을 처방받아서 복용하는 것이 회 복에 도움이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우울증 약을 먹고 나니까 씻을 때도 샤워 같은 거 할 때도 기분이 좋아지고 맛있는 거 먹으려고 일부러 맛 집 찾아가기도 하고 그렇게 행동의 변화가 되더라구요” 참여자12
④ 주변사람의 진정한 관심과 격려 가족이나 친구 등 주변사람들의 상투적인 말보다는 진심어린 관심과 격려가 회복에 도움이 된다는 것을 의 미한다. “네, 관심 받는 그때 아빠가 저한테 해준 말이 있었는 데, 그냥 다 수고했다라고 했거든요. 근데 그게 너무 너무 (듣고 싶었던 말) 너무 울 것 같은 거에요, 네 그래서 그 울면 안 되지 막 그러고 다스렸었는데, 근데 그때 그 게 너무 그랬었어요. 아빠가 그런 말 한다는 게... 어, 그 냥 아빠가 그런 말을 했다는 것 자체가 고맙기도 하고 그런 다 수고 했어 그랬는데, 한번 같이 해보자라는 느 낌인거예요. 그게 너무 고마웠어요.” 참여자5
2) 회복의 걸림돌
참여자가 우울증을 경험하고 회복하는 과정에서 방 해가 되었던 것을 의미한다. 회복의 걸림돌은 2가지로 분류되었는데 자신에 대한 부정적인 생각(4)과 사회적 지지의 결여(4)로 나타났다. 우울증으로 힘들어하는 자 신의 모습이나 자괴감에 빠지는 자신에 대한 부정적인 생각 또는 의지하거나 도와줄 사람이 없는 환경이 회복 을 어렵게 했다.
① 자신에 대한 부정적인 생각 우울증 증상으로 힘들어하는 자신의 모습이나 자괴 감에 빠지는 자신에 대한 부정적인 생각을 의미한다. “뭔가 해야지 마음먹어놓고 다음날 되면 또 안하고. 해야지 할 때는 좋은 기분이었고, 괜찮은 상태였는데. 방으로 와서는 역시 나는 안돼 하고 자괴감에 빠져들고 또 기분 안 좋아지고. 회복이 제 행동이 일단 제일 문제 가 되는 것 같아요.” 참여자8
② 사회적지지의 결여 우울증으로 힘들 때 의지할 사람이 없고, 도와줄 환 경도 아니어서 회복이 어려웠다는 의미이다. “어려웠던 거는 좀 대화상대가 없었다는 거? 뭔가 이 렇게 의지 상대가 없었다는 거 그게 가장 힘들죠. 그때 는 뭐가 그렇게 상담 기관 같은 것도 없고, 있다 치더라 도 비용적인 문제가 너무 크고, 그 다음에 뭐, 그 제 옆 에 누가 도와줄 사람이 아무도 없다는 게 그게 가장 크 죠.” 참여자7
3) 자발적 회복노력
참여자가 우울증을 경험하고 회복하는 과정에서 스 스로 노력했던 것을 의미한다. 자발적 회복노력은 모두 7가지로 분류되었는데, 건강한 활동을 통한 대처(8), 자 발적 치료기관 방문을 통한 대처(7), 타인과의 대화를 통한 대처(6), 도피적 행동을 통한 대처(6), 자조 카페 활동을 통한 대처(5), 심리학 관련 책의 독서와 책 속 방법 실천을 통한 대처(4), 혼자서 견딤을 통한 대처(2) 로 나타났다. 참여자들은 우울증을 극복하기 위해 산책, 자전거 타기, 합창 활동 등을 하거나, 자신의 증상을 인 지하여 치료기관에 직접 방문하기도 했으며, 가까운 지 인과의 대화를 통해서 하소연하기도 했다. 반면에 술이 나 게임 등으로 도피하기도 했고 인터넷 자조카페에서 정보를 얻거나 심경을 토로했으며, 심리학 관련 책을 참고하기고 했다. 아니면 묵묵히 그냥 버틴 참여자들도 있었다.
① 건강한 활동을 통한 대처 참여자 스스로가 우울증에서 벗어나기 위해서 산책, 자전거타기, 합창 등과 같은 건강한 활동을 한 것을 의 미한다. “음, 그니까 뭔가 활동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래서 사진 찍으러 돌아다니려고 했었거든요. 그러면 서 이렇게 돌아다니고 활동을 해야겠다는 생각은 있었 어요. 나가서 움직여야겠다. 그런 생각이 있어서 뒷산 도 한번 갔다 와보고 괜히 지하철 타고 멀리 갔다와보 기도 하고 그런 노력을 좀 했었던 것 같아요” 참여자12
② 자발적 치료기관 방문을 통한 대처 스스로 찾아보고 자신의 증상을 인지하여 상담이나 병원 등의 치료기관을 방문한 것을 의미한다. “자발적으로 병원을 갔어요. 왜냐하면 내가 먹고 힘 을 내야지 이 시간을 할 수 있고 남편도 잘 도와줄 수 있겠고 해서 내가 자발적으로 해서 약을 먹었어요. 가 만히 있을 형편도 못되니까 얘들 케어를 하고 해야 되 고 하니까 안 되겠다 싶어서 병원을 내가 갔어요.” 참여자6
③ 타인과의 대화를 통한 대처 주변사람들과 전화나 대화를 해서 우울증에 대처한 것을 의미한다. “누군가에게 계속 전화를 해야 하는 거예요. 계속 그 사람의 진을 빼는 거예요. 이런 얘기 저런 얘기 계속 하 소연하고. 무슨 얘기했는지는 기억이 안나요.” 참여자2
④ 도피적 행동을 통한 대처 우울감을 잊기 위해서 게임이나 술 등으로 도피하는 행동을 의미한다. “저 같은 경우에는 좀 우울감이 느껴진다 싶으면 담 배 필 때도 있고 게임에 몰두할 때도 있어요. 그러면 다 른 생각이 잘 안 드니까..” 참여자8
⑤ 자조 카페 활동을 통한 대처 우울증에 대한 정보를 얻고 우울증 경험을 공유하기 위해서 자조 카페 활동을 했던 것을 의미한다. “예 우울증카페를 찾아 비슷한 사람들과 교감하여 서 로 공감해주고 위로해주면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 각에 찾아보고, 단체톡방에 들어가 서로 얘기하고 그러 면서 외로움을 해소하고 평소 털어놓기 힘든 우울관련 얘기도 할 수 있어서 어느 정도 도움이 되었습니다. 하 지만 그들의 기분이 전염되듯이 누군가가 심각하게 우 울해하거나 하면 그 영향을 받아 다른 사람들도 우울해 지는 경향이 조금 있어서 그런 단점 때문에 저는 깊게 정을 주진 않고 우울 할 때만 찾다가 평소엔 가지 않고 그랬습니다.” 참여자8
⑥ 심리책 독서 및 제안방법 실천을 통한 대처 심리책을 찾아보며 우울증에 대해 공부하고, 제안방 법을 직접 실천해보면서 우울증에 대처하는 것을 의미 한다. “그러니까 책을, 제 나름대로 우울증을 고쳐보려고 심리상담 그런 책을 봤거든요. 거기서 괜찮다는 얘기를 많이 해주는 게 좋다는 얘기가 있더라구요. 그래서 제 스스로가 그런 노력을 많이 했던 것 같아요.” 참여자12
⑦ 혼자서 견딤을 통한 대처 우울증을 혼자서 버티고, 묵묵히 참아내는 것을 의미 한다. “왜냐하면, 그걸 나 혼자 겪어냈기 때문에 도움도 하 나도 못 받고... 항상 감당하는 것은 제 몫이었고 그걸 감당해내지 못하면 내 학업의 영향이... 항상 제 손해이 기 때문에 저 혼자 그걸 견디어 내려고 용을 쓰죠.” 참 여자3
4. 우울증 회복 후
우울증 회복 후의 교차분석 결과 크게 회복의 결과, 조언, 경험을 통한 변화로 구분되어 나타났다. 이들 영 역에 대한 연구 참여자들이 응답한 내용은 [표 6]에 정 리되어 있다.
표 6. 우울증 회복 후 영역 범주 내용 응답빈도 우 울 증 회 복 후 결 과 회 복 의 수면 원활 대인관계 개선 긍정정서 및 감정의 경험 변동적(5) 변동적(4) 변동적(3) 조 언 회복을 위한 우울증 환자 옆에 있어줌의 필요성 피력 우울증 환자에게 주는 섣부른 조언이 회복에 미치는 역 효과 성 피력 회복을 위한 치료와 상담의 필 요성 피력 회복을 위한 의도적 활동의 필 요성 피력 일반적(13) 전형적(9) 변동적(6) 변동적(4) 변 화 경 험 을 통 한 우울증을 통한 삶을 대하는 태 도의 성숙 우울증의 사회적 불이득과 편견 에 대한 우려 전형적(8) 전형적(8)
1) 회복의 결과
참여자가 스스로 우울증이 회복되고 있다고 느낄 때 의 경험이나 회복 후 달라진 변화들을 의미한다. 회복 의 결과는 모두 3가지로 분류되었는데 수면 원활(5), 대 인관계 개선(4), 긍정정서 및 감정의 경험(5)으로 나타 났다. 참여자들은 회복 후에 쉽게 잠들고 수면 도중 꿈을 꾸거나 깨지 않는 등 수면의 질이 향상되었으며, 주 변인들과의 관계에서 긍정적인 변화 또는 개선을 경험 했거나 일상생활에서 무뎌져 있던 희노애락에 대한 감 정을 다시 느끼기 시작했고 긍정정서를 경험하기도 했다.
① 수면 원활 쉽게 잠들고 수면 도중 꿈을 꾸거나 깨지 않는 등 수 면의 질이 향상된 것을 의미한다. “나아지고 있을 때 경험이요. 괜찮다 싶으면 잠을 좀 잘 자게 돼요. 그게 저도 하루하루가 왜 어떤 무슨 원인 에서 달라지는지 잘 모르겠는데, 지금 보니까 잠을 잘 잤어요.” 참여자13
② 대인관계 개선 주변인과의 관계에서 긍정적 변화가 있거나 개선됨 을 의미한다. “회복이 좀 되면서 다시 연락하고 약 먹고 나서는 연 락에 답장도 하고 친구들이랑도 만나게 되었어요.” 참 여자12
③ 긍정정서 및 감정의 경험 무뎌져 있던 기쁨, 즐거움, 슬픔 등의 감정을 일상생 활에서 다시 경험하기 시작하는 것을 의미한다. “사람 만나는 게 즐겁다는 게 그때 처음 느끼기 시작 했어요 ......, 이제 맛있는 음식 먹을 때 기분이 좋다는거 를 느끼게 되더라구요. 그래서 맛 집도 찾아다니고 그 러면서 어 뭐랄까 우울증 치료하기 전에는 못 느꼈던 행복감? 그런 걸 느낄 수 있게 된 것 같아요.” 참여자12
2) 조언
참여자가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현재 우울증을 겪 고 있는 사람들이나 그 주변인들에게 전하는 우울증의 회복에 도움이 되는 말을 의미한다. 조언은 모두 4가지 로 분류되었는데 회복을 위해 우울증 환자 옆에 있어줌 의 필요성 피력(13), 우울증 환자에게 섣부른 조언이 회 복에 미치는 역 효과성 피력(9), 회복을 위한 치료와 상 담의 필요성 피력(6), 회복을 위한 의도적 활동의 필요 성 피력(4)으로 나타났다. 우울증에서 회복하기 위해서 는 주변사람들이 환자를 혼자두지 않고 함께 머무르며 같이 견뎌주고 혼자가 아니라는 느낌을 주는 것이 중요 하다고 했으나 환자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채 섣부르 게 상투적이고 교훈적인 조언과 가르치려는 태도는 회 복을 방해한다고 말했다. 또한 우울증을 혼자서 해결하 려고 하기 보다는 치료기관을 통한 초기의 적극적인 대 처가 중요하다고 피력했고 의도적으로 몸을 움직여야 회복에 도움을 받을 수 있다고 했다.
① 회복을 위한 우울증 환자 옆에 있어줌의 필요성 피력 우울증 환자의 주변 사람들이 환자를 혼자두지 않고, 함께 머무르며 견뎌주고, 혼자가 아니라는 느낌을 주는 것을 의미한다. “옆에 있는 사람이 상당히 중요해요. 나 같은 경우에 도 아마 남편도 그지 같고, 뭐 저기 했으면 약도 안 먹 고 살다가 내가 하고 싶은 대로 행동했을지도 몰라요. 근데 옆에서 이렇게 단단하게 이렇게 울타리 지켜주고 그러면 아 이 사람한테 내가 더 이상 짐은 지우지 않아 야겠다. 내가 일어서는 게 이 사람한테 짐을 지우지 않 는 거니까, 그런 생각을 하거든요.” 참여자6
② 우울증 환자에게 섣부른 조언이 회복에 미치는 역 효과성 피력 우울증 환자의 주변 사람들이 환자를 제대로 이해하 지 못한 채 섣부르게 하는 상투적이고 교훈적인 조언과 가르치고 지도하려는 태도는 회복을 방해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거 좀 안 해줬으면 좋겠어요, 섣부르게, 막 이런 거 있잖아요. 이해도 못하면서 뭐 이런 거, 야 죽을 용 기로 살아, 아니면 야 그거 그냥 네 마인드에 문제야 네 마인드가 바뀌면 돼 막 이런 거 막 너만 힘들어? 야 너 만 힘드니? 이 세상에 너보다 힘든 애들 많아. 막 이런 518 한국콘텐츠학회논문지 '17 Vol. 17 No. 7 거 있잖아요. 알지도 못하면서 그런 거 안 해줬으면 좋 겠고... 조언, 충고 하지 말았으면 좋겠어요. 짜증나요 진짜 거기서” 참여자3
③ 회복을 위한 치료와 상담의 필요성 피력 우울증을 혼자서 해결하려고 하기 보다는 자신의 우 울증을 인정하고 병원이나 상담기관을 통한 초기의 적 극적 치료가 중요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일단 자기가 우울증인거를 인정하는 게 첫 번째이고 제일 중요한 것 같아요.... 자기가 인정을 안 하는 경우 가 되게 많아요. 그러다가 더 심하게 이렇게 발전하기 도 하고 증상이.. 초기에는 그게 제일 중요한 것 같아요. 자기가 우울하다고.. 우울증이 이상한 게 아니고요 약 간 좀 감기 같은 거다. 이런 식으로 적극적으로 치료 받 으려고 하는 노력이 중요한 것 같아요.” 참여자9
④ 회복을 위한 의도적 활동의 필요성 피력 의도적으로 몸을 움직이며 활동을 하는 것이 우울증 회복에 도움이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아, 저는 그냥 일단은 좀 움직이라고 하고 싶어요. 저도 하나도 움직이지를 않았는데... 막 어쩔 수 없이 나 와야 되는 일이 있어가지고 뭘 좀 갖다 와서 나왔더니 그래도 움직여지더라고요. 이렇게 움직여지니까 또 일 을 하게 되고 또 이렇게 뭐를 하게 되더라고요. 그러니 까 힘들겠지만 좀 움직이라고 얘기를 하고 싶어요.” 참 여자6
3) 경험을 통한 변화
참여자가 우울증을 겪고 회복하는 모든 과정을 통해 달라지거나 깨달은 점을 의미한다. 경험을 통한 변화는 2가지로 분류되었는데, 우울증을 통한 삶을 대하는 태 도의 성숙(8)과 우울증의 사회적 불이득과 편견에 대한 우려(8)로 나타났다. 참여자들은 우울증을 겪고 회복하 는 모든 과정을 경험한 후에 인생이나 세상을 바라보는 태도가 성숙했다는 것을 발견했다. 하지만 정신과에 다 니고 우울증으로 진단받음으로써 받게 되는 사회적 불 이익이나 편견에 대해서는 우려를 표명하기도 했다.
① 우울증을 통한 삶을 대하는 태도의 성숙 우울증을 겪고 회복하는 모든 과정을 경험한 후에, 인생이나 세상을 바라보는 태도가 성숙한 것을 의미한 다. “그냥 재수가 없었다고 생각해요. 솔직히 이 세상에 불합리한 일들도 많이 겪게 되는 일이고, 그냥 인생은 요 그냥 내가 자초하지 않고 가끔은 불안한 일들도 많 이 겪게 되는 게 인생이에요. 그니까 너무 그런 거에 대 해서 분노하고 화내면 화내는 것, 화안내도 될 것 같아 요. 그냥 원래 그냥 그게 인생이니까, 가끔 불리한 일도 겪는, 불공평한 일들도 겪는 게 인생이니까, 근데 극복 하면서 느낀 거는 일단 솔직히 성숙해지긴 했어요.” 참 여자3
② 우울증의 사회적 불이득과 편견에 대한 우려 정신과에 다니고 우울증으로 진단받음으로써 환자가 사회적으로 겪을 수 있는 불이익이나 사회적 편견에 대 한 우려들을 의미한다. “혹시 병원 혹시 볼까봐 굉장히 조마조마했었던 그런 게 기록이 되요 왜냐면 아무래도 이쪽이라 그러면 사람 들이 일단은 재끼는게 일이니까 그래서 혹시 병원코드 들어갈까봐. 그 1차 됐다고 연락오기까지 완전히 그냥 막 좀 저기 했던 것 같아요. 사람들이 이상하게 뭐 당뇨 다 뭐 이런 병들은 그렇게 이런 걸 따지지는 않는데 정 신과 코드는 좀 이렇게 좀 보는 것 같아요. 그래서 보험 도 안 된다고 얘기를 하더라구요. 이런 불이익이 그래 서 정신과쪽은 진짜 가족 말고는 모를까요” 참여자6
본 연구는 남성 6명, 여성 7명을 포함하는 13명의 우 울증 경험자들을 대상으로 합의적 질적 연구방법을 사 용하여 한국인의 우울증 경험의 내용을 알아보고자 하였다. 특히 개인의 인생주기 전반을 살펴 우울증에 영 향을 끼칠 수 있는 요인과 참여자의 회복 경험의 탐색 을 통해서 우울증의 예방과 치료의 방안 모색에 도움을 주고자 하였다. 본 연구의 주요 결과를 논의해보면 다 음과 같다. 첫 째, 우울증 이전의 삶을 살펴보면, 참여자들은 특 히 관계의 어려움을 겪었던 것으로 보인다. 특히 본 연 구의 참여자들은 어머니와의 관계가 불안정했는데, 어 린 시절 친어머니에게 버림당하기도 했고, 정신적 신체 적 학대를 당하기도 했으며, 항상 애정과 지지를 갈구 했으나 비난과 외면을 당했던 것으로 기억했다.
가족 간의 친밀감과 개별화를 지향한 서구의 가족체계이론 과는 달리, 한국의 전통 가족관은 부자유친의 높은 응 집력을 강조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엄격한 아버지와 자애로운 어머니 밑에서 아버지의 역할은 자녀지도, 교 육, 훈육을 담당하며 어머니는 가족 내에서 정서적인 위안자의 역할을 한다. 이러한 한국의 응집된 가족체계와 어머니가 자녀에게 행하는 정서적 역할을 고려할 때 참여자들이 어머니에게서 받은 어린 시절의 상처는 우울증의 발병에 많은 영향을 끼친 것으로 추정 된다. 특히 한국 특유의 어머니와 자녀간의 밀착된 관 계로 인해 어머니에게서 경험한 정서적 결핍은 더 많은 상처로 인식되었을 것이고 이후의 삶에서도 쉽게 해결 되지 않고 남아있는 것으로 보였다. 윤상영의 질적 연구에서는 늘 비교당하며 성장하였고, 감정적 배려를 받지 못하여 자신의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하지도 못한 것을 우울증의 잠재적 요인으로 보았는데, 본 연구에서 는 이러한 어려움의 주된 기원 또한 주로 어머니인 것 으로 나타났다. 참여자들은 또한 학창시절에 또래와의 관계가 원활 하지 못해서 왕따나 괴롭힘을 경험하기도 했다.
이러한 경험에 직면해서도 참여자들은 가족, 특히 어머니에게 적절한 도움을 받지 못하고 오히려 외면당하거나 비난 당했던 것으로 기억했다. Hart는 이러한 어린 시절의 상처는 계속 남아서 이후 성인기에 우울증을 초래한다 고 보았고, Arietti와 Bemporad도 많은 초기 아 동기 불안 경험으로 성인기에 우울증을 경험할 수 있다 고 주장했다. 역기능적인 대인관계의 양상이 인지적인 역기능과 함께 우울증의 원인과 유지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을고려하면, 참여자들의 관계적 어려 움은 우울증을 초래했을 뿐만 아니라 유지하기도 했을 것으로 보인다. 몇몇 참여자들은 또한 남들과의 비교로 의한 열등감을 우울증의 원인으로 꼽았다. 한국은 집단 주의 문화로서 타인의 시선을 중요시하고 자기 자신에 대한 스스로의 평가보다는 다른 사람의 평가에 더욱 많은 중요성을 부여한다. 가족 정체성을 정서 의미적으로 문화 간 비교한 연구에서도 한국은 미 국과 달리 유교적 전통에 의한 가족구조의 특징을 보인 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한국의 집단주의적이고 유교적 인 문화적 특성으로 참여자들은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 여 불안을 느끼거나 타인과의 비교를 통해서 열등감을 느낀 것으로 보인다. 열등감이 모든 병리현상의 일차적 원인으로서 많은 정신병리 현상은 열등감에 대한 이차 적인 반응이라고 Adler는 해석하였다. 이러한 참여 자들의 경험은 우울증에 미치는 한국의 집단주의 문화 의 영향을 암시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우울증 에 대한 문화적 영향을 고려하여 우울증 치료를 위한 상담에서 무조건적 자기 수용의 태도를 높여줄 필요성 이 대두되고, 우울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가까운 주변 인들과의 관계를 개선하는 것이 무엇보다 필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특히 어머니와의 수용 받지 못한 관계 에서 우울증이 초래되었을 가능성을 고려해서 상담자 의 비판단적 수용적 태도와 보살핌이 무엇보다 필요할 것으로 사료된다.
둘째, 우울증 경험은 주관적 경험과 타인 인지 가능 경험으로 나타났다. 주관적 경험은 참여자들이 직접 말 해주지 않으면 주변인이 인지할 수 없는 참여자의 심리 내부적 경험을 의미한다. 참여자들은 우울증 경험 당시 배신, 열등, 후회, 자책 등의 생각이 마치 고장 난 라디 오처럼 계속 돌아가고 아메바처럼 늘어나고 분열되어 매우 고통스러워했으며 이로 인해 불면증이나 집중력 저하 등의 2차적 증상을 경험했던 것으로 보인다. 또한 삶에 대한 의미나 꿈과 희망 등의 긍정적인 동기를 잃 어서 하루하루 견디며 살았으며 이렇게 무의미해진 삶 으로 인해 참여자들은 계속되는 자살충동을 경험했다. 특히, 본 연구의 몇몇 참여자들은 단지 쾌감을 느끼지 못하는 것만이 아니라 희노애락 자체에 대해 무감해졌 는데, 이들은 슬픔 자체에 대해서도 무감해졌고, 우울증 경험 당시에는 감정이입의 어려움을 겪었다고 진술했 다. 무쾌감증이 가장 가능성 있는 우울증의 내적표현형 중 하나일 것으로 Pizzagalli는 보았는데, 우울증은 동기, 강화학습, 보상에 기초한 결정이 손상된 것이고, 이러한 정적강화의 손상은 미래의 보상을 추구하고 즐 거운 활동에 참여할 동기를 감소시킬 수 있으며, 이것 은 다시 우울증을 유지시키거나 악화시킨다고 했다.
이러한 무쾌감증은 다시 참여자들을 사람에게서 도망치 게 하고 그럴수록 참여자의 세상은 더욱 좁아지고 고립 되어 참여자들은 좁아진 세상에 갇힌 느낌이라고 토로 했다. 타인 인지 가능 경험은 밖으로 드러나서 주변인이 인 지하고 관찰할 수 있는 경험을 의미한다. 이러한 관찰 가능한 경험을 통해 주변인들은 우울증 여부를 탐색하 여 우울증 경험 당사자들이 조기에 치료를 받도록 도와 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참여자들은 몸과 마음이 무 거워지고 에너지가 밖으로 빠져나가서 마치 자신이 점 점 땅속으로 가라앉아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느낌이라고 보고했는데, 이로 인해 참여자들은 자신과 주변을 돌보 지 못했고 따라서 그들의 일상이 무너졌던 것으로 보인 다. 또한 참여자들은 감정을 조절하는 것이 매우 어렵 다고 했는데, 특히 우울증으로 우울한 동시에 갑작스러 운 분노의 폭발을 조절할 수 없어서 주변인들과의 마찰 을 경험했다. 연구에 따르면 우울증상이 심한 사람은 분노, 수치심, 죄책감, 자기 지향적 적대감과 같은 부정 적 정서가 증가하여 분노표출과 분노억제의 수준이 높 은 것으로 나타났다. 몇몇 참여자들은 우울증의 고 통을 피하기 위해서 일, 게임, 술, 담배, 운동 등의 중독 에 의존했으며, 자신의 고통을 신체적으로 전환하여 소 화불량, 두근거림, 다리통증, 두통, 가슴 두근거림, 과민 한 청력 등으로 힘들어 했고 이러한 참여자들은 특히 분노를 과도하게 참는 경향이 컸다.
셋 째, 우울증 회복 과정의 결과를 보면 참여자들은 우울증 진단을 받을 때 긍정적인 심경과 안도감을 경험 했다. 이는 진단 시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느끼는 심리 적 경험과는 다르다. 유방암의 경우, 환자들은 진단을 받을 때 놀람, 충격, 비참함, 두려움 등을 표현했고, 만성질환을 갖고 있는 사람들은 자신의 질환을 진단 받 을 때 받은 충격을 “진단 충격”으로 표현했으며, 이러한 진단 충격은 질병이 중하다고 느껴지는 암에서 가장 강 하게 느껴졌다. 뇌졸중은 진단보다는 상황 자체가 충격 적인 것으로 보고되었다. 이처럼 일반적인 질병에 서의 진단은 충격과 좌절 등의 경험을 안겨준다. 그러 나 우울증은 증상에 대한 자각이 우울증에 대한 힘겨움 을 반감시켜준다는 연구결과처럼 설명할 수 없는 무엇인가로 증상이 나타나서 힘들어하다가 진단을 받 으면 자신의 고통에 이유가 있었다는 사실로 위로 받 고, 치료되고 나아질 방법이 있다는 안도감으로 긍정적 인 심경을 경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참여자들 은 우울증을 혼자서 해결하려는 자구책으로 자신의 증 상에 대해서 공부하고, 여러 가지 심리학 관련 책을 읽 고 그 안에 제안된 방법을 시도했다. 그리고 여자 참여 자들은 주로 타인과의 대화를 통해서 우울증에 대처한 반면에 남자 참여자들은 우울증 자조 카페활동을 통해 서 증상에 대한 얘기를 하고 우울증에 대한 정보를 공 유했다. Wang에 의하면, 남성들은 성격적인 나약성을 우울증의 원인으로 여기고, 낙인에 대한 부정적 태도가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다른 연구에 의하면, 남성은 감정 표현을 꺼리는 전통적인 남성적 성역할 태 도로 인해 정신과적 도움을 받는 것에 부정적 인식이 있다. 이러한 요인으로 여성참여자에 비해 남성참여자 가 익명성이 보장되는 곳을 통해 우울증에 대처하고자 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위와 같은 자발적 회복 노 력에도 불구하고 우울증 대처가 힘들어지고 우울증이 나아지지 않고 오히려 악화되어 참여자들은 마지막 지 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치료기관을 찾아 약물이나 상담의 도움을 받았다. 따라서 우울증에 대한 교육과 치료방법에 대한 정보와 같은 체계적인 사회적 개입이 이루어진다면 우울증을 겪는 사람들이 보다 빠르게 우 울증상을 자각하고 조기에 치료기관의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더불어 상담 장면에서 우울증을 겪는 사 람들에게 그들 스스로가 노력하고 변화하려는 의지가 크다는 것을 인식하게하고 내면의 힘을 기르고 그것을 활용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회복을 위해 중요하겠다.
넷 째, 회복 후의 결과를 보면, 우울증 환자가 대인관 계에서 얻을 수 있는 긍정적 자원, 즉 사회적 지지가 우 울증 회복에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우울증 환자의 회복에 사회적 지지가 영향을 준다는 본 연구 결과는 우울증 완화에 사회적 지지가 중요한 역할을 한 다는 많은 연구결과들과 일치한다. 단, 본 연구 의 참여자들은 사회적 지지의 방식이 중요하다고 말했 는데, 섣부른 조언이나 어려움의 일반화는 우울증 환자 에게 반감과 분노를 초래할 뿐이고 회복에도 역효과적 이라고 언급했다. 그리고 아무런 판단 없이 옆에 있어 주며 일상의 과업을 도와준다거나 같이 운동을 하도록 데리고 가는 등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것이 회복에 더 효과적인 것으로 진술했다. 또한 참여자들은 우울증 회 복을 위해서는 치료와 상담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조언 하는 동시에, 병원이나 상담기관을 통해 우울증을 진단 받고 치료를 받는 것에는 사회적 불이득과 편견이 있을 수 있다는 우려를 피력하였다. 실제로 국내외에서는 정 신장애의 사회적 편견과 인식에 대한 많은 연구들이 진행되어 왔다. 일반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정신장애의 편견을 조사한 연구를 살펴보면, 기분 장애의 위험성에 대한 편견이 급성정신분열병 다음으 로 높게 나타났으며, 또 다른 연구에서는, 우울증 환자는 타인에게 의존적이고 예측할 수 없는 행동을 하 며, 자기통제가 부족하고 공격적이고 위험한 것으로 일 반인들이 여긴다고 나타났다. 이러한 사회적 편견과 차 별은 정신장애 환자들이 전문적 도움요청을 받는 것을 방해하여 조기치료와 회복을 지연시키는 결과를 초래 하기도 한다. 이러한 우려와 회복의 어려움에도 불 구하고 본 연구의 참여자들은 우울증 경험을 통해서 삶 을 대하는 자신의 태도가 성숙했다고 말했다.
이상의 결과를 고려할 때, 우울증 환자의 조기치료를 방해하는 요소 중 하나인 사회적 편견과 정신장애에 대한 인식을 변화시키기 위해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프로그램이나 교육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더 나아가 편견으로 인 해 치료를 주저하는 환자들이 조기에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주변 사람들이 우울증 환자를 병원이나 상담기 관을 통한 치료로 유도하며 돕는 것이 사회적 지지와 더불어 우울증 환자의 회복에 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 으로 사료된다. 본 연구의 의의는 다음과 같다. 첫 째, 본 연구는 우울증을 경험하고 회복한 한국인 들의 심리, 사회, 환경적 요인에 따른 우울증의 원인, 진 행 경로, 회복 과정에 이르는 전생애적 탐색과 분석을 하였다. 기존의 연구들이 우울증의 경험 탐색에 집중된 것과는 대조적으로 본 연구는 우울증 발생 이전의 초기 경험 탐색을 통하여 이들의 심리적 취약성을 파악할 수 있었다. 또한 우울증의 회복 과정 탐색을 통하여 상담 과정에서 우울증 회복을 돕는 효과적인 방안을 모색하 는데 도움을 제공한다. 더 나아가 우울증의 선재적 예 방과 회복 후 재발 방지 노력을 위한 정보를 제공한다. 둘째, 우울증을 경험한 사람들의 심층 인터뷰를 통한 본 연구의 구체적이고 생생한 자료는 우울증의 전형적 인 모습 이상의 정보를 제공한다. 이는 우울증에 대한 이해를 높여 우울증 당사자에게는 적절한 대처행동을, 주변인들에게는 우울증에 대한 도움 행동을 제시하는 기초자료로서의 의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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