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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키워드로 알아보는 윤석열정부 1년

by @블로그 2023. 5.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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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의 요약]

*윤석열 정권 1년, 사회 : 종합적 평가
윤석열 정부의 ‘노동개혁’은 ‘노동권 탄압’에 가깝다. ‘여성가족부 폐지’ 공약은 결과도, 대안도 없이 공전 중이다. ‘여성’도, ‘정책’도 모두 사라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개발과 산업의 논리가 앞선 환경정책은 친환경 추세에 역행하고 있다. 교육과 복지 등 공공서비스 영역은 보수 정권 집권 때마다 불거지는 공공성 훼손 논란이 재현되고 있다.


A. 노동
윤석열 정부는 ‘노동개혁’ 핵심 과제로 근로시간 및 임금제 개편을 통한 노동시장 유연성 강화, 노사관계 공정성 확립, 청년고용 확대, 취약 계층 노동권 보호 등을 추진했다.
노동계는 거세게 반발했다. ‘주 69시간제’ 논란이 확산되었다. 결국 대통령이 ‘주 60시간 이상 근로는 무리’라고 언급하며 정부는 뒤로 물러섰다. 노사관계 공정성 확립은 노동조합 탄압 논란으로 번졌다. 고용노동부는 노동조합에 회계장부 제출을 요구하는 초유의 일을 했고, 양대노총은 정부가 노조의 자주성을 훼손한다며 반발했다. 이 문제는 결국 재판으로 가게 되었다.  노조에 대한 대대적인 사정도 진행 중이다. 대통령이 ‘건설 현장 폭력 행위 엄단’을 언급한 후 민주노총 건설노조에 집중 수사가 이루어졌다.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노조에 13차례의 압수수색이 이루어졌다. 임금체불, 불법채용, 부실공사 등 건설 현장의 또 다른 불법행위 주체인 건설업체는 한 곳도 수사 대상에 오르지 않았다.
이병훈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정부가 사회적 대화 없이 일방적으로 경영계의 민원을 들어주는 식의 편향적 노동개혁을 밀어붙이고, 반노조 정서와 여론을 이용해 정치적으로 노조를 탄압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B. 여성
윤석열 정부는 ‘여성가족부 폐지’를 내걸었다. 과거 이명박 정부도 여성가족부를 폐지하려다 야권과 시민사회의 반발에 부딪혀 포기한 바 있다. 정부는 작년 말에 여성가족부를 폐지하고, 보건복지부에 인구가족양성평등본부를 신설하며 여성 고용 관련 정책은 고용노동부가 담당하도록 하는 정부조직 개편안을 내놓았다. ‘구조적 성차별은 없다’라고 단언한 대통령 후보의 인식은 당선 후 그대로 정책으로 이어졌다. ‘성평등’, ‘젠더’ 등의 단어는 여성가족부 정책에서 사라졌다.
여성단체들은 거세게 반발했다. 더구나 개편안 발표에서 불과 2주일여 전에는 신당역 여성 스토킹 살인 사건까지 발생한 상황이었다. 한국여성단체연합은 정치적 위기를 여성인권과 성평등 정책을 후퇴시키는 식으로 모면하려 한다며 정부여당을 규탄했다. 국가인권위원회도 여성가족부의 기능을 각 부처로 분산시키면 현재 독립부처 형태로도 수월하지 않은 성평등 정책 조정/총괄 기능이 약화되고 유기적 연결이 불가능하거나 구심점을 잃게 된다는 의견을 냈다. 국회에서는 야당이 정부조직법 개정안 가결을 저지하고 나섰다.
신경아 한림대 사회학과 교수는 여성정책에 대한 자원 투입이 전무한 상태라 그 전체가 유명무실해질 가능성이 크다면서, 여전히 우리 사회에서 출산·육아의 주체는 여성임에도 윤석열 정부 정책은 남녀갈등과 혐오를 조장하고 여성정책은 삭제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러한 배경에서 추진되는 인구감소대책의 실패는 필연적이며, 결과적으로 국가의 지속가능성에도 악영향을 주게 될 것이라고도 했다.
정경윤 민주노동연구원 연구위원은 여성노동정책에서도 여성을 ‘가정의 돌봄자’로 간주하는 구시대적 퇴행의 기조가 명확하다는 지적을 했다. 여성은 결국 일과 가정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구조로 내몰리고, 이로 인해 성차별적 고용 구조는 개선되지 못하며 그 결과로 여성의 불안정 노동 문제는 심화할 것이라고도 했다.

C. 환경
환경단체들은 윤석열 정부 출범 1년 기후/환경정책에 대해 ‘전 세계 흐름에 역행하고, 과거 정부에 비해 퇴행했다’라는 평가를 냈다.
정부는 석탄발전 감축에 소극적이다. 오히려 석탄발전소는 더 늘어날 예정이다. 원전 비중 목표치를 늘리면서 신재생에너지 발전 비중 목표치는 낮추었다. 올해 시행 예정이었던 일회용 컵 보증금 제도, 일회용품 사용규제도 시행이 유예되었다.
환경부는 올해 업무보고에서도 환경 분야에 ‘산업’의 개념을 도입해 논란을 빚었고, 제주 2 공항 사업 등 그간 환경파괴 논란으로 보류 내지 중단되었단 사업들에 빗장을 풀었다. 환경단체들은 국토교통부가 제출한 본안은 여전히 사업 예정지인 제주 성산 주변 철새 도래지와 숨골 등에 대한 조사와 보호 대책이 미흡하다고 지적한다. 설악산 오색케이블카 사업도 승인되었다. 이은주 정의당 의원이 공개한 전문기관 의견서에서는 과도한 백두대간 훼손, 산양서식지 파괴, 설악산의 내적 가치 보존, 운행 안전성 미확보 우려 등을 들며 사업에 부정적 의견이 담겼다.
김춘이 환경운동연합 사무총장은 국제사회에서 환경보호 및 사회적 형평성에 대한 고려 없이 지속가능한 경제성장이 불가능하다는 인식이 공유되고 있으나, 윤석열 정부 출범 후 기후/에너지/생태/자원순환 등 모든 분야에서 정책이 후퇴하고 글로벌 흐름에 역행해 국가의 지속가능성이 담보될 수 있을지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D. 교육/복지
교육과 복지 등 공공서비스 영역에서는 효율성의 논리가 들어오면서 공공성이 훼손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윤석열 정부는 출범 직후 지역 맞춤 인재 양성을 위해 학교 교육의 다양성과 운영의 자율권을 보장한 ‘교육 자유 특구’를 만들겠다고 했다. 하지만 교육계에서는 그것이 ‘입시 교육 특구’로 변질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한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은 교육 자유 특구는 단지 이명박 정부 때의 자사고 확대 정책의 복사판일 뿐이며 무한 경쟁 교육의 빗장을 연 것이라 하였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 등 일부 교육감들도 교육계의 의견을 수렴한 뒤 추진해야 한다며 반대 의견을 냈다.
지자체별로도 교육 현장의 퇴행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경기도에서는 등교 시간 자율화로 인해 0교시 부활 논쟁이 일었고, 서울시에서는 의회 의석의 약 70%를 차지한 국민의 힘이 가결한 조례안이 일제고사의 부활이라며 교육단체들로부터 비판을 받고 있다.
복지 영역에서는 민간에의 전가가 커지고 있다. 김형용 동국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윤석열 정부는 사회서비스 산업 육성을 염두에 두고 상품성이 있는 서비스 창출에 몰두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 수년간 고령화로 인해 돌봄 환경이 급속도로 변화하고 있고 긴급한 공공 돌봄 대응 요구가 가중되었음에도 과거로 회귀한 것이라 하였다.
연금개혁은 구체적 방안이 나오지 않았으나, 작년 6월에 사적연금 세액공제 납입 한도를 높이겠다는 계획이 나오면서 시민단체들은 ‘사실상 공적연금을 축소하고 사적연금을 활성화하겠다는 개악’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E. 무역
한국의 무역수지(=수출액-수입액)는 4월까지 14개월째 적자이고, 수출은 7개월째 음(-)의 상태이다. 요인은 최대 수풀춤인 반도체와 최대 교역국인 중국 등 수출 양대 축의 부진이다.
반도체 수출은 작년 8월부터 9개월 연속 하락세이다. 4월 기준 작년 동월 대비 수출액은 41%가 줄었는데, 전체 수출 감소액 중 1/2이 반도체에서였다. 반도체 수출 부진은 대중 수출 부진으로 이어졌다. 정부는 반도체, 배터리 등 우리의 주요 수출 품목인 중간재를 자국산으로 대체하려는 중국 산업구조의 변화 때문이라고 설명하나, 일각에서는 안보가 경제에 영향을 주는 것인지 점검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지난 4월 한미정상회담의 경제 분야 평가도 ‘얻어낸 것이 없다’라는 것이 중론이다. 반도체 기업에 대한 보조금 지급 요건(자료 제출, 초과 이익 환수 등) 부과, 반도체 장비 수출통제 1년 유예 조치 종료(10월)를 앞둔 상태에서 유의미한 구제책은 없었고 다만 미국 측의 ‘긴밀한 협의를 계속한다’는 원론적 대답만 들었다.
나원준 경북대 경제학과 교수는 윤석열 정부의 미국 일변도 외교가 대중 무역적자 요인일 수 있다고 지적한다. 역대 정부와 달리 윤석열 정부는 스스로 종속 관계를 만들며 미국이 만든 틀 안으로 뛰어들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중국과 거래하지 말고 미국 내 반도체 공장을 지으라는 미국의 틀에의 편입은 중국의 반감을 사고 국내 제조업 기반 자체를 공동화시킬 개연성이 크다고 하였다.

F. 재정
방미 후 여당을 중심으로 ‘민생 살리기’가 강조되었다. 하지만 국가재정 상황은 녹록지 않다. 올해 들어 3월까지 누계 국세 수입은 전년 동기 대비 24조 원 감소했다. 세수 진도율은 21.7%인데, 이는 최근 5년 평균 3월 진도율(26.4%)을 크게 밑돈다. 세수 부족 상태에서 민생과 경기 부양 대책을 쓰려면 지출을 줄이거나 국채를 늘려야 한다. 전자는 복지의 감소를 의미하고, 후자는 재정건전성을 강조해 온 현 정권 원칙과 배치된다.
세수 감소 이유는 정부의 감세 정책과 무관하지 않다. 작년 말 개정된 세법에서는 대기업에 적용되는 법인세 최고세율이 25%에서 24%로 인하되고, 금융투자소득과 가상자산 과세 시행은 2025년으로 미루었다. 작년 말 대통령이 세액 공제 추가 상향을 지시한 반도체 등 국가 전략 기술 투자 세액 공제율의 경우 대기업, 중견기업은 현행 8%에서 15%로 확대되었다. 더하여 투자 증가분의 10%를 추가 공제하는 임시 투자 세액 공제도 도입되면서 대기업은 최대 25%까지 세액공제를 받게 되었다. 또한 가업상속공제 대상 기업 기준도 4000억 원 미만에서 5000억 원 미만으로, 최대 공제 한도는 500억 원에서 600억 원으로 확대되었다. 종합부동산세는 1 가구 1 주택자 과세 기준은 11억 원에서 12억 원으로, 다주택자 과세 기준은 6억 원에서 9억 원으로 완화되었다.
참여연대, 경제정의실천연합 등 13개 단체는 조세 형평성 제고와 향후 늘어날 재정지출의 감당을 위해서는 담세력 있는 재벌/대기업, 고소득자/자산가에게 세금을 걷어야 하는데 역으로 감세를 추진함에 따라 세수 부족 사태를 야기했다고 지적했다. 더불어민주당도 동일한 취지의 비판을 내놓았다.
정부는 하반기에 경기가 회복되면 세수도 회복 국면에 접어들 것(상저하고)으로 기대하지만, 이는 불투명하다. 4월 11일의 한국은행 금융통화외원회 통화정책 방향 결정 회의에서 한 위원은 ‘주요국 통화 긴축 효과는 올 하반기에 더 클 것이고, 중공업 쪽 업황도 특별히 좋지 않다. 뚜렷한 상저하고 움직임을 보일지 의문’이라고 언급했다.
나원준 경북대 경제학과 교수는 자산 과세의 무력화로 노동소득보다 불로소득이 더 보호되면서 조세정의가 추락하고, 부자들의 보유세, 금융소득세, 상속세 부담을 모두 완화해 부의 대물림을 조장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상민 나라살림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윤석열 정부의 재정정책은 갈피를 잡기 힘든 수준이라고 했다. 대통령까지 나서 재정 준칙 도입과 같은 재정건전성을 강조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대규모 감세를 하고, 시장을 중시한다면서도 정부가 개입해 특정 산업을 대상으로 막대한 세제 지원을 하는 등의 행태를 보이고 있다. 이러한 정부 정책의 불확실성은 시장의 정부 정책 불신과 예측 가능성 저하로 이어지고 이는 곧 시장의 대응 능력 저하와 같은 의미라고 언급했다.

G. 경기(景氣)
지난 4월 25~27일 한국갤럽이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윤석열 정부에 대한 분야별 부정 평가에서 공직자 인사(63%) 다음으로 꼽힌 것이 경제(61%)였다. 고물가-고금리로 인한 민생 악화 상태에서 정부가 제대로 역할을 하지 못했다고 평하는 것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실질소득은 전년 동기 대비 약 3% 감소했고, 4분기에도 약 1% 감소했다. 기준금리가 급격히 인상되면서 4분기 이자 비용 지출이 전년 동기 대비 28.9% 급증하며 2006년 이래 최대 증가 폭을 보였다. 경제고통지수(=실업률+소비자물가상승률)는 8.8로 1999년 6월 이후 최고치였다.
소비자물가상승률은 작년 7월 6.3%로 정점을 찍은 후 하락세로, 4월 소비자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3.7% 올라 작년 2월 이후 처음으로 3%대로 내려왔다. 유가가 작년 대비 16.4% 내리며 전체 물가상승세를 완화했다.
하지만 체감 물가는 여전히 고공행진 중이다. 근원물가(농산물, 석유류 제외한 물가지수)는 계속 4%대 중반이다. 특히 작년 폭등한 국제 곡물 등 국제 원자재 가격이 시차를 두고 외식 등 개인 서비스에 전가되고 있다. 서비스 품목은 한 번 오르면 물가가 잡혀도 잘 떨어지지 않는다.
그간 서민 부담 감소를 위해 동결한 전기와 가스 요금 등 공공요금 인상도 예고되어 있다. 환율도 최근 1달러 당 1340원 내외까지 올랐다. 환율 상승(=원화 약세)은 수입 물가를 상승시키고 이는 소비자물가상승에도 영향을 준다.
하지만 고금리의 여파의 본격화는 이제부터라는 우울한 전망이 나온다. 작년 4분기 말 기준 자영업자 대출(가계대출+개인사업자대출)은 1019조 8000억 원인데, 특히 자영업 대출자 중 56.7%(173만 명)은 가계대출을 받은 금융기관 수와 개인사업자대출 상품 수의 합이 3개 이상인 다중채무자(한계차주)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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